오늘 도서실에서 새로워 보이는 책을 발견하였다.
평소에는 관심이 안가는 책이겠지만 최근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태덕분에 체르노빌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았던것 같다.
빨간 책표지에 관람차가 그려져있는 표지에 반해 빌려 보게되었다. 막상 책을 펴보니 만화라서 놀라긴했다.
책의 내용 구성은 시간의 진행 순서대로가 아닌 회상부분과 과거사, 그리고 현재의 고통 등을 묘사하였다.
체르노빌에서 소련 인민들이 모두 대피한 후 시간이 흘러 거주하게된 부부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데, 그마저도 평화롭지 못한 이야기가 나오고있다.
아내는 방사능에 중독된것일까 질병을 앓고있고 돌아온 그의 가축은 새끼를 베고왔지만 괴상한 기형을 낳는다.
때는 체르노빌 원전사태, 원전 내 박사의 실험에 의해 원전이 폭발했지만 이 책에선 원인은 그다지 자세히 다루진 않은것같다.
체르노빌 원전사태의 진실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경에 일어났다.
이 날 체르노빌 발전소에서는 부소장 겸 수석 엔지니어인 아나톨리 댜틀로프의 지휘 하에 특별한 실험이 기획되어 있었는데 그 내용은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관성으로 도는 터빈이 만들어내는 전기가 얼마나 오래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가?' 라는 것이었다. 이런 실험이 기획된 이유는 원자로가 정지할 경우 사용하는 비상용 디젤 발전기의 문제 때문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출력에 도달하는데 1분이나 걸렸던 것이다. 따라서 원자로가 정지했을 때 과연 냉각펌프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가 불확실했고 그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 실험이 기획된 것이었다.
실험은 25일 새벽 1시부터 시작되어 오후 2시까지 진행되었으며 원자로의 정지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정지시켰다. 이 때 키예프의 전력 담당자가 전력공급을 요구했기에 일시적으로 실험이 중단되었는데 장시간 동안 저출력 상태를 유지한 탓에 내부의 균형이 깨지게 되었다. 정상출력이라면 중성자를 흡수해서 안정된 상태로 돌아갔을 제논-135가 (중성자가 모자라서) 그러지 못하고 축적된 것.
다시 실험을 실시했을 때 문제가 생겼다. 원래 예정보다 원자로의 출력이 크게 떨어진 것. 그 이유는 실험자들의 실수 탓이라는 설이 지배적인데 이미 너무 많이 쌓인 제논-135에 의해서 출력이 통제를 벗어났었다는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출력이 너무 낮아지자 실험자들은 제어봉을 빼내서 출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상출력보다 여전히 낮았기에 제논-135의 축적은 계속되었고 이 때문에 출력이 올라가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성자를 제논-135가 모두 먹어치우니 핵반응을 일으킬 중성자가 모자랐고 출력도 올라가지 않았으며 제논-135는 계속 축적되었던 것. 악순환
그래서 실험자는 제어봉을 더 빼냈고 실험의 일환으로 평소라면 쓰지 않을 펌프까지 가동시켰으며 출력 저하로 원자로가 정지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또 정지시켰다. 제어봉은 6개밖에 안 남았었는데 규정상 최소 제어봉은 30개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고가 안전장치도 없는 구식 소련 원자력 발전소가 원인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체르노빌 원자로에도 안전장치는 다 붙어있었다. 당시 체르노빌 원자로에는 ECCS가 장치되어 있었는데 위와 같이 인위적으로 원자로를 중단시키는 실험을 하면 원자로의 연쇄반응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원자로 재가동 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아나톨리 댜틀로프은 이것을 매우 귀찮게 여겨서 엔지니어들의 반대에도 불구(그네들 안전수칙에도 ECCS를 끄지 말라고 되어있었다)하고 ECCS를 모조리 해제하고 실험에 임했다(집에 누전차단기 내려가면 귀찮다고 누전차단기 안 달고 전기 쓰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
그리고 실험이 실시되었는데 전기공급이 줄어들자 자연스럽게 냉각펌프에 공급되는 전기의 양도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냉각수의 유입이 감소하자 원자로 내부가 과열되면서 내부 증기압은 상승했으며 설계결함으로 인해 원자로의 출력은 미친 듯이 상승했다. 놀란 실험진들은 급히 안전장치를 가동해서 제어봉을 삽입했지만 제어봉을 너무 많이 빼놨던 탓에 이것들을 모두 삽입하는 데에는 18초나 걸렸다. 그동안 내부의 중성자는 미친 듯이 불어났고 내부에 있던 제논-135로도 이를 모두 흡수할 수 없었으며 마지막 희망인 냉각수마저도 제어봉에 밀려나간 탓에 중성자 흡수에 실패해 버렸다. 안 되잖아? 어? 정지가 안 돼! 아 하이고 맙소사, 우린 인제 죽었어! 내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지.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았어 결국 원자로 출력은 정상치의 100배 가까이 상승했고 내부의 증기압은 과도할 정도로 상승하면서...
증기폭발!
이 두 번의 폭발은 반응로의 뚜껑에 이어 원자로의 콘크리트 천장까지 통째로 날려버렸고, 이후 감속재인 흑연이 타면서 화재가 일어남과 동시에 최소 500경 베크렐, 최대 1200경 베크렐 가량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었다. 이때 누출된 방사능 물질의 총량은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 리틀 보이의 400배.
그런데 이번 후쿠시마는 히로시마 리틀보이의 400배 * 11배 = 약 4500배
결국 안전 불감증의 원인으로 좋지 않은 역대급 사고가 일게되었고 그당시 그 지역 건장한 남성들은 거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태반이 폭발 후 방사능에 휩쓸려 가족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후의 내용은 그러하다. 놀이공원이 곧 개장하기에 잔뜩 기대에 부푼 아이와 그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나온다.
위는 실제 배경이 된 영원히 개장하지 못할 놀이공원과
체르노빌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흰색의 아파트. 이 아파트는 금속으로 이루어져있어 방사능에 직격탄을 맞았다고한다.
이 책을 감상하며 만화지만 만화기 때문에 더욱 시각적으로 나에게 와닿은 체르노빌과
흑백의 폭발임에도 그에 따른 고통이 처절하게 느껴졌던 그림체
이번에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체르노빌사고의 약 11배라고 추정되는데 일본은 오히려 쉬쉬하는 분위기인데다
심지어 지금은 거의 이 끔찍한 사고가 잊혀지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과거사는 좋지 못했던 일은 절대로 번복하지 못하기 위해 배우는것인데
한번 더 번복되었기에 나로써는 마음이 매우 아프다.
체르노빌 원전사태에 관한 만화를 보면서 그 당시의 상황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고 또한
후쿠시마의 원전에대해 또 한번 돌아볼 수 있게되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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