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틀러 코리아 3기 활동 둘째주 마지막 이틀
또다시 일지를 쓰지 못했다.
변명하자면, 8일차에 진행한 프로그램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정신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첫 부트캠프를 진행했다.
아이디에이션을 아이디어가 아닌 현상과 문제로 풀어내는 실습을 해보고 문제정의에 대하여 더 디테일하게 들어갔던게 이전의 히스토리였다면, 부트캠프는 드디어 정의한 문제를 솔루션으로 풀어내는 날이다.
물론 솔루션이라고 해봤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 최대한 말이 되도록 증명해내는게 전부였긴 하지만 충분히 시장 가능성 있고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숫자로 표현하는 것까지 할 수 있었다.
8일차 부트캠프는 마스터클래스가 끝나고부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미 짜여진 팀이 있는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라 팀끼리 앉아 마스터클래스도 들었고 들으면서 느낀바들을 팀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처음에는 커피챗을 하지 않았던 상대방도 있었던 터라 그렇게 친근하지만은 않았다.
이번 부트캠프는 특정 제휴사가 존재하고 해당 회사가 겪고있는 니즈가 가진 현상을 테마로 진행되었다.
우리가 가진 도메인이 아닌 그들만의 도메인(물론 이들의 도메인과 동일한 도메인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솔루션의 실현 가능성을 논하는데에 꽤나 큰 어려움이 었었다는 것을 미리 스포한다.
먼저 테마가 여러가지 주어지고 그 테마 중 선택을 했다. 테마를 선택하는 것 부터가 난관이었다. 도메인이 없다고는 하지만 각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달랐고 이 때문에 우리는 테마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보았다. 아이디어 스프린트를 진행해보면서 얻은 회고점을 참고하여 각자 쓸 수 있는 스케줄과 목표를 정렬하여 우리는 밤을 새더라도 1등을 목표로 해보기로 합심하였다.
그리고 시간을 먼저 제한해놓고 고민해보기로, 곧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오기에 점심 먹기 전까지 고민해보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점심시간. 당연히도(?) 깔끔하게 정하지는 못한채로 식당으로 향한다.
점심을 먹으면서 그동안 생각했던 포인트들을 서로 밥풀튀기며 이야기하며 내린 결론은 이 짧은 시간에 테마를 먼저 정하고 갈 수는 없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작정 아이디에이션부터 해보자고, 그러니깐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가지자는 제안을 해보았다.
여기서부터 사람들 각자의 특징을 볼 수 있었다.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들을 마구 꺼내놓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시장성과 실현가능성을 먼저 따지다가 말을 하지 못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었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전자였고 정말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꺼내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테마기반의 아이디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칼싸움을 하는 와중에 역시나 저녁시간이 다가왔다(말도안돼!)
시간은 정말 쏜살같이 흘러갔고 우리는 당연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지 아이디어들은 꽤 많이 나오고 있던 참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우리 아이디에이션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는 디테일을 다져야 할 때라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말했던 처음부터 디테일화된 솔루션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여기서 다른 분들의 특징이 빛을 발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이 아이디어는 짜친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조금 상처는 되었지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에 대해 더 자세하게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해드렸는데 그 과정에서 뭐가 이렇게 찜찜한 포인트였는지 찾게 되었다. 내 아이디어는 시장이 너무 작았다.
신선했다. 나 혼자 고민했다면 이건 분명 풀어야 할 문제고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디테일로 넘어가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갔을텐데 이분들이 가진 시장과 수치를 보는데에 대한 인사이트는 나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었다.
그렇게 브레이크가 걸리고 나니 이제는 막상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되나로 돌아갔다. 나는 고민하고 고민했다. 그랬더니 짜잔, 초반에 말했던 아이디어들 중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었던 것이다. 내 아이디어는 아니었지만 다시 꺼내보았고 아이디어의 제출자가 아닌 다른 분들은 이게 기존 솔루션과 뭐가 다르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이해했던 차별점을 또다시 그림을 그려 설명해보니 왜 이런 아이디어를 아까 얘기 안했냐는 극찬이 나왔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폭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다르다는 점도 간과했던 것 같다. 하여 드디어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와 풀 수 있는 솔루션이 정해졌다.
물론 이것을 정했다고 끝이 아니었다. 이 현상과 문제를 푸는 솔루션이 과연 이것이 맞을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그 과정에서 일부가 폐기되었다. 폐기된 안은 다행히도 우리의 차별점을 희석시키는 것이었기에 지금와서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이다.
처음에 정했던 대로 우리는 밤을 새가며 디테일을 잡아갔다. 고객을 특정하고 문제를 구체화하고 레퍼런스를 조사하고 수치를 만들고 솔루션의 디테일을 추가하고 도식화하고 피칭을 위한 덱을 만들어나갔다. 우리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집에 가지않고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우리 팀에게 받는 에너지도 있었지만 다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되주었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고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처음에 목표했던 대로 1등 평가를 받는데에 성공해냈고 우리는 무척 기뻐했다.
미친듯이 달리고 난 후의 여파로 하도 졸려서 남은 세션들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채 금요일이 끝났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러 팀원들과 헤어진다.
이래서 이번 일지는 8,9 가 아니라 8.5다.
뿌듯한 이틀이었다.
'self-development > 창업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A]NTLER Korea Batch 3 / November 1 (1) | 2023.11.01 |
---|---|
[A]NTLER Korea Batch 3 / Day 7 (3) | 2023.10.18 |
[A]NTLER Korea Batch 3 / Day 5,6 (2) | 2023.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