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심리학교수 개리 마커스의 도서,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읽다보면 당연한 말인가 싶으면서도 이걸 직접적으로 짚어서 분석한 글은 새로웠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일까? 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책은 시작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완벽하다면 왜 이렇게 인간은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해 고생을 하고 타인의 시선과 신의 존재를 묻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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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지란 무엇일까
클루지, 도서에서 이야기하는 모든것을 꿰뚫는 단어이다.
공학자들의 단어라고 하는데 나는 공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 조잡하게 만들어진 인터페이스.
아폴로13호의 클루지
책에서는 아폴로13호의 예시를 들어준다.
아폴로13호가 달에 착륙을 위해 사용한 달착륙선에서 이산화탄소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무원들이 호흡하는데에 지장이 생겼을 때에 프로젝트 전체가 실패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관제소의 공학자였던 에드 스마일리는 고민끝에 비닐봉지, 마분지상자, 절연 테이프, 양말 을 더하여 간이 여과기를 만드는 방법을 승무원들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NASA 에서는 이것을 '성공적인 실패' 사례라고 소개한다고 한다.
재미를 위한 클루지
이것은 그나마 객관적으로 훌륭한 목적이 있고 실제로도 성공한 클루지에 속한다.
개발자라면 한번쯤 들어봤거나 심지어 시도도 해봤을 수도 있는 냅다 둠 돌리기도 클루지라고 부를 수 있고
골드버그 장치라고 부르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만 결과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이것도 클루지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들은 양반이라고,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클루지는 이보다 더 엉뚱하고 더 조잡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 몸의 클루지
인간은 직립보행을 한다. 직립보행이란 분명히 양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어 인간이라는 하나의 종족을 생태계의 꼭대기에 세워준 굉장히 좋은 진화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직립보행을 하도록 진화하면서 네발동물 시절의 구조와 장기는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은 여러 고질병과 장애를 가지고 산다.
각각 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 천추 5개, 미추 4개 총 33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 척추는 몸의 중심축이 되어 몸 전체를 비틀거나 움직이는 등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이는 유선형의 물고기들과 활 처럼 척추를 쓰는 고양이와 같이 효과적인 구조이다.
하지만 인간의 척추는 직립을 하게 되면서 인간의 무게 전체를 척추 하나를 통해 지탱하게 되어 오래 서있을 때 허리에 무리가 가거나 자연스럽게 굽히게 되어 꼬부랑 할아버지로 만드는 웃기는 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직립을 하고 있기에 장기가 아래로 쏠리고 자연스럽게 항문기관 또한 아래로 압력을 받게 되며 오래 앉아있는 사람들을 마구 괴롭힌다는 '치질' 또한 이것의 일환이다.
이외에도 우리의 안구에 들어있는 망막이라는 것에는 망막이 감지한 사물의 형체를 뇌로 전달받기 위해 시신경이라는 배선이 이어져 있는데, 이 배선이 망막의 뒷편이 아닌 앞에서부터 위치해 있어 시신경 다발이 지나가기 위한 위치에 맹점이 생기고 완벽한 시야를 얻지 못하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앞을 볼 수 있는 완벽한 구조를 설계해라.' 라는 미션을 받았다면 절대 이렇게 설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토록 인간의 신체는 많은 클루지들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신체의 클루지들이 왜 존재하냐고 묻는다면 진화란 스타트에서 지금까지 한단계가 아닌 여러 단계를 거쳐왔고, 이전단계에서 지금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 이전 단계의 구조를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물론 완전히 다 사용하진 않고 퇴화라는 버림이 있긴 하다)
진화란 그 방법이 세련되지 않았지만 생존에 성공한 개체들의 특성이다. 눈이 없지만 땅속의 저승사자가 된 두더지, 다리가 없지만 동물의 상위 포식자가 된 뱀, 뒤집히면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지만 최고의 방어력을 가지게 된 거북이. 생각해보면 인간을 제외하고도 많은 동물들에게 각각 재밌는 클루지들이 많다.
우리 마음의 클루지
저자가 앞으로 다루게 될 가장 큰 주제는 우리 마음의 클루지이다.
신체 뿐만 아니라 인간이 지금 현재 21세기에 다다를때까지 겪어온 경험과 관습에 영향을 받아온 우리 마음 또한 클루지를 가지고 진화되어 왔다. 하지만 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은 합리적이고 사고하는 동물이라고 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건 확실히 반댓편에 서는 것일 것 같다.
나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인간은 정말 불완전한 생명체이고 특히나 심리가 더욱 그렇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
실제로 마인드 해킹이라는 용어까지 존재할 정도로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무언가는 절대 합리적이고 완벽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참 좋은 제도이지만 직접 민주제는 신물이 날 정도로 합리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인간이라는 종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람 개체 하나의 이야기라고 믿는다.
인간은 사고를 한다. 생각을 할 수 있다는게 인간에게 유일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사고를 하는 동물은 흔치 않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신체의 진화는 몇십억년을 걸쳐 이루어졌지만 마음의 진화는 겨우 몇만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이전 단계에서의 결함을 지우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것이다.
클루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우리 마음의 설계에는 클루지가 존재한다. 심지어 하나 뿐만이 아닌 꽤 많은 클루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될놈들일까? 그렇지 않다.
자기계발이라는 것은 자신의 단점을 파악해서 개선하고 장점을 살리는 작업이다. 인간으로써 가지고 있는 마음의 클루지들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클루지에 휩쌓이지 않도록 이성으로 조절하거나, 클루지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들을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방법들을 알 수 있다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불완전한 마음으로도 충분히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우리의 불완전한 클루지들을 뜯어보고 그 클루지에게 휩쓸리지 않는 방법들을 살펴보겠다.
기억의 클루지
인간의 기억은 맥락기억이라고 불린다. 맥락기억이라는 것은 컴퓨터가 기억을 하는 방식처럼 특정 주소값을 가진 공간에 특정 정보가 있고 기억을 되살릴 때 해당 주소값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아닌, 맥락을 먼저 떠올려 관련된 정보들이 시시각각 동시에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기억방식이다.
더 나아가서 이제부터 소개 될 모든 클루지들의 원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기억의 클루지'는 인간의 생각들의 밑거름이 되는 기억의 실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의 기억은 괴물이다. 우리는 잊어도 그것은 잊지 않는다. 그것은 기록을 다른데 남겨둘 뿐이다. 그것을 우리를 위해 기록을 유지하기도 하고 기록을 숨기기도 한다. 그거은 그것 자신의 의지에 따라 기록을 우리의 화상 속으로 불러낸다. 우리는 우리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이 우리를 가지고 있다! - 존 어빙(John Irving)
기억은 우리가 생존하는 것과 연관을 가진다. 물론 이것은 문명시대에서의 사회적 생존이 아닌 진짜 '생존' 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주 옛날 인간의 조상은 저 멀리서 포식자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공포와 불안한 감정을 느끼며 인간의 뇌는 분명 울음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눈에 보이는 나무 위로 올라간다던지 방금 떠오른 주변 동굴속으로 숨는다던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모두 포함된 기억들을 마구잡이로 빠르게 떠올려 주었을 것이다. 만약 인간이 이렇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지? 동굴속으로 숨는다. 동굴속으로는 어떻게 숨어야 하지? 주변에 좋은 동굴이 있나? 하면서 차근차근 주소값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그의 머리위에 떨어지는 뜨거운 포식자의 침방울이 느껴졌을 것이다.
맥락기억은 생각하는 기억의 방식과 조금 다르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할 때에 기억을 찾아낸다고 생각하지만 맥락기억은 반대로 기억이 우리를 찾아온다. 그래서 기억을 하기 위해서는 기억나기를 애타게 바랄게 아니라 그 기억이 나를 찾아오지 않고는 못배기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맥락기억은 마치 검색엔진을 닮아있다. 검색엔진은 각 정보에 담긴 정보들을 태깅하여 정렬해놓고, 특정 단어와 관련된 태그를 가진 정보들을 연관도 순서대로 조회하여 빠르게 나열해서 보여준다. 우리는 이런 검색엔진을 사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는 하는데, 우리가 기억을 하려는 행동도 사실상 검색을 잘 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정보관리사(https://www.ihd.or.kr/introducesubject2.do) 라는 자격증이 있다.
물론 이 자격증이 현업에 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https://www.hani.co.kr/arti/economy/working/43938.html)
하지만 검색을 잘 하기위해 우리가 이런 것 까지 해왔다는건 잘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요즘은 ChatGPT 라는 도구가 나오면서 ChatGPT 에 어떻게 질문해야 더 정확하고 풍부한 답변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검색과 닮은 인간의 기억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재구성하기
내가 원하는 기억을 떠올리려 할 때에 그 기억에 바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과 관련있거나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선명한 기억을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그 기억을 토대로 원하는 기억이 언제 일어났는지와 어떤 기억이었는지 까지 추론하여 다가가는 전략이다.
나는 지금 내가 피아노를 몇살까지 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고 선생님에게 말했던 그 당시의 장면은 기억한다. 나는 컴퓨터에 흥미를 가지고 개발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고 피아니스트가 되어보라는 학원선생님의 제안을 거절했었다. 그 결정을 했을 때는 중학교 영재원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던 시기였을 것이고 그렇다면 영재원을 처음 시작했던 나이는 초등학교 6학년 말 서울서부영재원에 들어갔고 정보영재 활동을 아현초등학교에서 진행했었다. 그렇다면 피아노를 치지 않은건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고학년때였을 것이다.
이런식으로 추론하며 기억을 재구성하는 방식인데, 보다시피 정확한 정보가 나오기보단 뭉뜽그려 기억하게 되는 서툰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이렇게 기억해내는 정보들을 내가 어떻게 알고 있는가를 찾아가다보면 정확하지 않은 출처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예를들어 중요한 논술 시험에 정답이 기억나지 않아 여러가지 기억을 토대로 추론하여 정답을 썼는데 그게 나무위키가 출처였다면 ...
조직화하기
기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각해낸 여러 장기기억을 만드는 방법 중 가장 유명한 '장소법' 이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기억법인데, 각 기억을 뇌 속에 임의의 방들이 있다고 상상하면서 관련된 방에 저장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다.
이것이 유효한 이유는 맥락기억의 원리에서 상상해놓은 공간 자체가 맥락이 되어 나중에 이 기억을 되살리려 했을 때에 비슷한 카테고리를 가진 공간을 먼저 떠올리면서 탐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소법 말고도 학생들이 꽤나 자주 사용하는 운율법이 있다. 멜로디가 들어가면 노래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굳이 학생의 예시가 아니더라도 기생충에서 박소담이 맡았던 기정이 흥얼거린 독도는 우리땅 멜로디를 담은 그 구절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기존에 자신이 알고있는 멜로디나 박자에 맞추어 기억해야 할 내용들을 순서대로 떠올릴 수 있지만 아무래도 운율을 따라 기억하는 것이다 보니 기억해야할 내용이 많고 길어지면 노래 길이를 훌쩍 넘어가 적용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반복하기
우리의 뇌는 자주 일어나는 사건을 더 빠르게 기억해낸다. 뇌가 알아서 인덱싱을 시킨다고 생각해야 할까.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그것을 무수히 많이 반복해서 말하고 기억하려 시도하는 것이다. 뭐 말이 반복이지 사실상 머리에 때려넣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기억의 함수
우리의 기억은 맥락과 빈도와 최근도의 함수이다.
위에서 다뤘던 기억법들은 각각의 변수 수치를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맥락을 강화하거나 빈도를 늘리는 등의 시도를 한다.
기억을 함수로 정의한다면 이렇게 될 것 같다.
기억 = 맥락 * 빈도 + 최근도
맥락이 있는 기억이면서 반복적으로 겪은 사건일 경우 더욱 또렷이 기억할 것이고 그것이 최근일 수록 기억해낼 확률이 높아진다.
신념의 클루지
우리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올바른 결정을 하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그 결정의 배경도 결국에는 어떤 사건 혹은 누군가의 영향에 의해 생성된 무언가일 뿐이다. 이것은 감정, 기분, 욕구, 목표, 사리사욕과 같은 것들에 오염되기 쉽상이고 이렇게 오염된 것들이 충돌하여 정치, 종교, 전쟁과 같은 온갖 갈등의 촉매가 되기도 한다.
줏대없는 우리의 신념
후광효과는 마케팅의 기본기. 광고 모델을 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현명한 소비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생각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케팅 회사들은 이런 인간의 클루지를 공략하여 특정모델의 이미지를 제품에 덧씌우고는 한다.
포카리스웨트가 나왔으니 더 떠올려보자, 포카리스웨트 성분이 경구수액과 별 다를바 없다는 재밌는 뉴스를 본 뒤로 나는 포카리스웨트를 즐겨먹는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여러 이온음료가 진열되어 있을 때 포카리스웨트를 집게 된다. 음료의 선호와 전혀 상관없는 기사였고 난 건강에 딱히 관심도 없을 뿐더러 마신다고 건강해지는게 아니고 심지어 경구수액이 건강식품이 아니라 몸에 거부반응이 없을 뿐인데 그냥 그렇다. 이거 고도의 마케팅 아니었을까...?
최근 연기수업을 받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있다. 대사를 말하는데 몸을 먼저 풀으라고 한다. 그래야 대사가 자유롭게 잘나온다고. 찌뿌둥한 몸에서는 대사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입만 움직이는데 몸 푸는게 뭔 상관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던 포인트인데 우리가 더 자연스럽게 대사를 뱉기 위해 몸을 자유롭게 조정해놓는 조정효과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치인들은 투표시즌이 되면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다닌다. 시장에 나가서 사람들과 악수하고 트럭을 타고다니면서 춤을 춘다. 정치에 전혀 상관없는데 왜 이러는걸까? 사람들은 정치 잘하는 정치인을 뽑고 싶을텐데. 하지만 이것 또한 클루지를 건드리는 의미있는 행동이다. 인간의 정신은 친숙한 것에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고 한다.
너무 줏대있는 우리 신념
그런가 하면 우리의 신념이 너무 강해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확증편향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나?
이것은 편견이라고 말하는데 아무리 합리적인 이야기라도 내 경험이나 신념에 맞지 않으면 틀리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단순히 진영논리에 빠져 상대방이 맞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무작정 상대편이니 틀렸을 것이라 생각하고 고집부리는 정치판 사람들. 친환경 제품은 무조건 환경에 좋다는 생각에 온갖 목공제품과 골판지 제품들을 억지로 사용하는 사람들.
인간의 사고는 이렇게 하나의 정보라도 뇌리에 박히면 어떤 신념을 가졌든 그 정보의 영향을 받게 된다. 멀쩡히 활동하던 아이돌에게 학폭루머가 터지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와 활동들이 모두 미워보이고 그 성정을 의심하게 된다. 논란이 해소되고 무고로 밝혀져도 그것은 없어지질 않는다. 그런가 하면 거꾸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어떤 나쁜 행동을 하던 쉴드부터 쳐주고 그것이 실제로 밝혀지더라도 그럴리가 없다면서 꿋꿋하게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은 왜 이럴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인간도 이 클루지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근데 저자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이 부분에 대답을 해본다. 편집증의 이점을 취하는 것이다. 매사에 일단 의심하고 증명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물론 불안을 가지자는건 아니고 무비판적으로 믿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또한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을 믿되 출처가 불명한 신념이라고 판단된다면 바로 증명부터 해보자.
그리고 귀닳게 들어왔을 데이터 드리븐 띵킹. 데이터는 우리의 신념과 다르게 쉽게 변하지도 않고 고집도 부리지 않는다.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의 입장에서 '고객은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객은 스스로를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가지고 간다. 고객중심의 제품을 만들되 고객에게 판단하게 하지 않고 고객이 편리하고 좋을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들어 고객이 기능이 너무 없고 허전하다 는 말씀을 하더라도 이 고객은 실제 데이터로는 기존의 복잡했던 UI 보다 5배는 빠르게 퍼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경험도 했었다. 결국에는 신념을 믿지말고 데이터드리븐 하라는 뜻
선택의 클루지
인간은 참 웃긴 동물이다. 뇌라는 하나의 경기장에 본능과 이성을 담고 매 순간 MMA 를 시킨다.
나는 최근 2월말에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정말 고통스러운 스스로와의 전쟁이었다. 나는 왜 고통스러웠는가?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장 맛있고 배부른 음식을 먹고 행복하고 싶었고 술을 퍼붓고 잠시나마 세상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목표를 이뤘을때 어떤 성취감과 행복감이 있을지 뻔히 아는데 왜 나는 힘들었는가?
그것을 저자는 클루지의 일종이라고 이제부터 설명해준다.
형편없는 합리적 사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사고라는것은 정말 형편없다. 몸에 안좋은걸 알면서 술을먹고 담배를피우고 마약을 한다. 사고가 나거나 구속이 될 경우 지게 될 엄청난 리스크를 알고 있으면서도 음주운전을 하고 과속을 하고 신호위반을 한다. 겨우 90% 정도의 피임효과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콘돔을 전적으로 믿고 성관계를 하고는 한다. 심지어 없이도 한다.
이런 웃기는 우리의 합리적인 사고라는 것은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예상효용에 둔감하다.
A: 60%의 확률로 만원, 10%의 확률로 10만원, 나머지 30% 확률로 0원을 받는것
B: 100%의 확률로 만원을 받는 것
보통 B 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게 불확실한 것보다 확실한 것을 선택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싶으니 예상효용을 계산해보자
A: (1 * 0.6) + (10 * 0.1) + (0 * 0.3) = 1.6
B: 1 * 1 = 1
A 가 예상효용이 60%나 높다. 전혀 받지 못하는 확률이 10% 라서 불안해서 선택하지 못했다면 조금 아쉽겠다. 계산하고 보니 10%에 10만원이 좀 먹음직해 보인다.
돈을 상대적으로 계산한다.
위에서 제시한 금액을 10만원으로 늘려보자.
10% 100만원 ... 나쁘지 않은데!
그럼 100만원으로 늘려보자.
어라 10% 1000만원? 대박이야~무조건이지!!!
1000만원으로 늘려보자.
10% 1억 와우! 근데 100% 1000만원 안정적으로 받아가는게 어떨까 ...
1억으로 해볼까?
1억이면 충분하지, 10억받으려다 30%확률로 1억 받을 기회 잃어버리면 얼마나 속이 쓰릴까ㅜㅜ
하지만 우리의 예상효용은 달라진게 없다(근데 여기서 한스푼의 도박중독을 곁들이면...)
날아간 돈에 집착한다.
우리는 왜 위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나. 30%라는 확률을 가진 0원 때문이었다. 경험상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받을 수 있었던 돈이 날아갔을 때 얻게 될 그 끔찍한 절망감과 허탈감을 상상한다.
가격과 가치를 혼동한다.
이른 봄, 여름휴가를 발리로 떠나기 위해 40만원의 적당한 가격으로 이코노미석 항공 왕복표를 구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 우연히 보게된 이벤트에 응모를 했고 당첨되어 높은 할인율로 퍼스트석을 무려 왕복 10만원에 다녀올 수 있는 굉장히 값싼 표를 구매했고 결제를 하고나서야 봄에 산 왕복표가 생각났다. 이번에 구매한 표는 이벤트성이라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쓰여있고 이전에 구매한 표는 20%의 금액만 돌려준다는 약관이 있었다. 얼핏 계산해보고 32만원의 손해가 나는 표와 10만원의 손해가 나는 표 중 10만원 손해의 표를 포기하고 40만원의 표를 환불하지 않고 다녀왔다. 뭔가 이상하다. 퍼스트클래스를 타고 다녀오는게 합리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을텐데 왜 기존 항공표를 포기하지 못했을까?
돈보다 당장의 배고픔이 더 중요하다.
인간이 화폐를 사용하게 되고 화폐를 탐닉하게 된 것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본디 동물은 생존을 위해 먹는 것을 먼저 탐닉해왔고 이것 때문인지 우리의 뇌는 돈보다는 배고픔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똑같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도 배부를때와 배고플때의 인심이 다르다. 관광버스에서 꼭 물건 판촉하는 코스를 식사시간 이후에 혹은 휴게소에 비치하는게 이 이유이다.
미래보다 현재가 더 중요하다.
적금은 참 이상하다. 그 돈을 투자해서 더 크게 불릴 수 있는 요소들이 세상에는 참 많은데 왜 그 큰 돈을 모두 은행에다 모셔두고 있는 걸까? 심지어 물가상승 속도도 따라가지 못하는 수익율은 정말 말도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있다. 그게 내 주머니에 있으면 투자고 나발이고 그냥 생각없이 꺼내다 쓸 것이라는 것을. 우리의 뇌는 이렇게 생겨먹었다. 분명 이 돈을 어딘가에 투자하여 돈을 불리면 미래에 가져올 이득이 훨씬 클텐데 현재 돈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쾌락을 더 좋아한다.
신용카드도 그렇다. 차마 큰 돈으로 현금박치기하여 구입할 수 없는 물건들을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할부로 결제한다. 내가 누릴 현재의 가치를 위해 미래의 자산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희생하는 것이다.
단어에 속아 넘어간다.
부정적인 어감의 건강식품과 긍정적인 어감의 불량식품, 아니 불량식품도 사실 알고보면 '불량'이 아니다. 그냥 가격이 싸고 색소가 들어있을 뿐이지 건강에 나쁘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낭설이다.
생산원가가 낮아서 싸게 팔았을 뿐인데 불량식품 딱지가 붙어 학부모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여러 식품들이 있다. 진짜 웃긴건 이제와서 추억의 과자라고 불리며 10배의 가격으로 팔린다. 사망세와 상속세는 같은 말이다. 두 단어 모두 본인이 사망하였을 때 재산을 유지하기 위한 세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사망세는 죽어서까지 국가에 뺏기는 느낌이 강하고 괜히 내기 싫다.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된다.
전쟁은 양 국가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며 심지어 승리한 국가마저도 들어간 자원과 군사력에 비해 얻는 효용이 크지 않다. 때문에 지금의 시대에는 피 뿌리는 전쟁 대신 시장경쟁이나 스포츠로 이것을 해소하고는 한다. 그렇게 안좋은걸 왜 했었나 살펴보면 참 웃기는 전쟁발발의 기원이 많다.
특히 트로이 전쟁을 예로 들었는데 그리스와 트로이가 보복 납치혼으로 신경전을 일삼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보복 목적으로 스파르타에서 헬레나를 납치했고 이것이 전쟁으로 확대되었다는 웃기는 사례가 있다.
그런가 하면 한창 전쟁을 하고 있던 양 국가에서 크리스마스에는 잠시 휴전하고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고 서로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눈 병사들의 사기가 완전히 없어져 결국 전쟁이 종료되었다는 훈훈한 사례도 있다.
도덕적 말문 막힘
무언가 이상하지만 뭐가 이상한지 설명하라면 그냥 이상하잖아!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개고기, 시험관 아기시술. 이것들은 모두 논란이 되었었지만 지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들이다. 거부감이 들지만 그에 대한 설득력있는 이유를 들기 힘들다.
반사체계와 숙고체계
인간에게는 반사체계와 숙고체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반사체계란 오래 전 선조부터 내려오는 인간의 본능이며 숙고체계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최근들어 생겨난 인간의 사회적 체계라고 볼 수 있겠다.
반사체계가 오래되고 숙련된 만큼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 때문에 빠른 판단이 필요한 작업의 경우 반사체계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보인다. 예컨데 반응속도가 중요한 운전같은 경우 숙고체계로 고민하다보면 끝없는 고속도로에서 헤매거나 제때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사고가 나고 말것이다.
반사체계는 틀에 맞춘 비슷한 일들을 수행할 때에 이롭고 숙고체계는 틀을 벗어난 복잡한 일들을 수행할 때에 좋다고 한다. 이를 시기적절하게 잘 활용한다면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대인들의 놀이터인 주식장에서는 더욱이 그러하다. 주식이란것이 참 인간의 클루지를 마구 희롱하는 것인 것 같다. 내가 사지 않은 것이 더 커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다들 사면 따라 사고 싶고, 주식토론방에서 그저 좋은말만 듣다보니 좋은 종목같아보이고, 막상 사놓고 떨어지니 본전이라도 챙기자고 존버하는데 살때 생각했어야지 잃고나서 생각하는 미래가치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해보자.
나는 언제나 내가 지금 제대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있는가, 중요한 결정에는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맞는지 검토해보고 또다시 언급하지만 매사에 나 자신을 의심하며 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언어의 클루지
규칙은 있지만 규칙을 따르지 않는 예외 케이스, 같은 의미가 한가지 단어에 여러번 언급되는 케이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상명하복 조직의 전유물인 의문을 의문하고 의문하는 웃기는 중첩의문문
클루지 독서록을 마저 읽어도 될지 여쭤보는 것에 대한 허락을 구하는 것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무례하지는 않은지에 대해 인지할 자격이 본 해병에게 있는지를 감사(監査)해주실 수 있는지를 판단해주실 수 있는지를 감히 제가 알아도 되겠습니까?
https://yeoto.github.io/Gihab_Overlap_Question/
이토록 언어는 완벽하지 않다. 심지어 언어는 말과 글 만으로도 부족했는지 문맥상의 분위기나 표정으로도, 말투나 하다못해 날씨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발음을 내뱉을때에도 한계가 있다. 인간의 신체는 다양한 발음을 각각 소화하는 기관을 구비하는 대신, 연구개와 입술, 혀끝과 혓몸 등 한정된 기관들을 사용하여 발음을 구현한다. 때문에 발음기관은 한번에 여러 음절을 내뱉을 수 없으며 짧은 시간안에 특정 발음을 동시에 낼 수도 없다. 우리가 말을 하다가 혀가 꼬이는 느낌을 받는 것은 발음기관에게 다음 발음 모양으로 바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이런 한계들을 가진 언어를 더 잘 사용하기 위하여 글을 쓰면서도 지칭 대명사가 각각 1:1 의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문장부호가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괜히 반복되는 수식어구는 없는지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저자가 언어를 클루지로 지칭하는 것은, 애초에 완벽한 언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실제로 그런 노력 끝에 더욱 체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를 개발한 언어학자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며 언어란 본래 다른 목적을 위해 진화한 장치들을 되는 대로 짜 맞춘 것을 토대로 진화한 것이기에 이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행복의 클루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행복이 뭘까? 저자의 말에 따르자면 사전적 의미로 행복은 쾌락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평생을 행복을 위해 살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행동한다.
담배를 피운다. 마약을 한다. TV를 시청한다. 음악을 감상한다. 섹스를 한다. 포르노를 본다. 초콜렛을 먹는다.
쾌락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굉장히 폭 넓게 많다. 놀랍게도 진화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것들과 다르게 쾌락의 로직에는 생존이라는 개념이 결여 되어있다. 인간은 이 넓은 쾌락의 벌판위에서 수확을 하는데 생각보다 인간의 수확스킬이 형편없다. 생존에 도움이 될 쾌락이나 만족의 정도가 높은 쾌락만 고르는게 아니라 그저 진화에 의해 축적된 경험에 의한 쾌락을 따를 뿐이다.
또한 쾌락은 만족이란걸 가져다주지 못한다. 언제나 불만족을 불러일으킨다. 만약 만족했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새로운 불만족의 시작이다. 이를 '순응' 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돈을 아무리 벌어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의 클루지란 인간이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도록 진화한 것을 말하며, 이 때문에 우리가 도태되지 않고 행복의 쳇바퀴를 끊임없이 돌리게 되었다. 이는 살아서 애를 낳고 애를 키우고 또 다른 날을 위해 살아남도록 만들어준다.
이 클루지는 특이하게도 행복을 가질 수 없다면 스스로 행복하기위해 심적으로, 신체적으로도 자기최면을 걸어 행복함을 유지하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일이 잘 돌아가지 않는게 분명한데도 모든게 다 잘 되고 있다고 스스로 설득하려 한다.
- 통증을 겪고 있다면 진통제를 찾아다닌다.
더불어 행복이 조금 모자라다고 느낀다면 그 모자람을 가상의 행복으로 채우기도 한다.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예상한 만큼의 행복을 얻지 못했을 때에 '나는 충분히 노력했어 이정도면 잘한거지' 같은 예가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예상효용의 문제와 비슷하게 행복 또한 현재의 행복을 미래의 행복보다 크게 측정하는 문제도 있다고 한다.
저자가 행복이 클루지라고 말하는데에 더 늦게 진화한 부위가 더 늦게 발달하는 진화와 성장과도 같이 쾌락의 조정체계는 늦게 발달하여 청소년기 쾌락추구체계의 조절능력이 낮아 생기는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그래서 어떻게 행복의 클루지를 활용하거나 극복할 수 있을까?
나는 쾌락을 위해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할때에 이걸로 내가 장기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지 되묻고 '이 정도면 됐지' 라고 생각이 들때 경각심을 가지도록 노력해봐야겠다.
클루지를 어떻게 극복할까
우리의 마음은 굉장히 허약하다. 수시로 자기통제를 벗어나고 외부의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가 꼭 해야할 일은 하기 싫어하고 미루려 한다. 실연을 당하면 슬픈 노래를 찾아듣고 경쟁에 패배했을때는 패배를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흥분한 상태에서는 자기통제력을 잃기 쉽상이고 우선 자기가 옳다고 만드는 확증 편향은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으며 근거가 있든 없든 자신의 신념을 옹호하는 동기에 의한 추론과 어떠한 사람에게 화를 낼때 그 사람에 대한 불쾌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맥락기억이 이런 것들이다. 이는 이성을 압도하는 체계를 만들어내고 결국 허약한 마음을 부수고는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13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반대를 생각하라.' 라는 원칙이 있다. 대안들의 목록을 작성해보는 것만으로도 추론의 신뢰도를 올릴 수 있다. 올바른 선택은 최종 선택한 길뿐만 아니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해도 필요로 한다.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문제를 하나 이상의 방식으로 다시 물어보는 것은 편향을 교정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한 요인이 다른 요인의 원인일 것이라는 단순한 추론은 옳지 않다.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하자.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말라
우리는 흔히 표본이 매우 작을 때조차, 그곳에서 발견한 유형에 대한 '설명' 을 찾으려 한다. 적은 데이터의 분석 결과는 우연일 뿐이며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었을때서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돛대에 묶었다. 우리의 욕구에 대한 진화적인 한계를 고려했을 때 유혹요소를 스스로에게서 미리 떼어내는 방법은 효과적이다.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숙고체계로 이해하고 있는 추상적인 목표를 반사체계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면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에는 반사체계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때에는 적절한 휴식과 최대한의 주의집중이 필요하다.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기회비용. 하나를 하면 하나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라. 우리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할 때마다, 이것 아니면 다르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자신의 대답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덜 편향된 결정을 내린다.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우리의 마음은 가까운 것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반면에 먼 것은 추상적으로 생각한다. 당장 급한것이 아닌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잠시 기다려본 다음에도 그것이 충동이 아니었는지,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하는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화려하고 극적으로 보이는 것에 시선을 뺏기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그것에 대해 성찰하는 사치를 누려라.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결정은 심리적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소모한다.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 신중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순간을 위하여 가장 신중한 결정을 아껴두자.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합리적으로 되자고 스스로 되뇌어 앞서 서술된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하도록 스스로를 예비시키자. 되뇌이는 것만으로는 모자라지만 나머지 것들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도움을 줄 것이다.
클루지를 아는것은 왜 중요할까?
지금 21세기는 메타인지가 가능한 세계이다. 어딜 가든 통신이 가능한 인터넷의 세상은 무궁무진하다.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으며 간편하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폭로된 진실의 세계
하지만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에는 진실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이 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진실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클루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다.
유튜브만 하더라도 그렇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일 수록 오히려 유튜브에 있는 영상들을 맹신하는 경향을 보이곤 하신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관련있는 정보들을 모아 제공해주며 확증편향을 가속화해주는 플랫폼일 뿐 진리를 추구하는 플랫폼은 아니다. 이것들이 진짜 맞는 정보인지 출처를 검토하는 회의적이고 균형잡힌 태도를 보이도록 스스로를 꾸준히 수련해야 한다.
메타인지
일잘러들, 갓생러들. 흔히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부르던 것들.
'자기 자신이 인지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 '자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를 안다'
증거들을 좀 더 균형잡힌 방식으로 고려하며 자신의 추론 편향들에 좀 더 민감하도록, 우리의 장기 목표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계획하고 선택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킨다면 우리 한계를 이해하고 내면의 클루지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
마케터들을 위한 심리학 책인가?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였는데 읽고보니 인간의 삶 전반에 있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지금도 저지르고 있는, 지나고 보면 웃기는 실수들과 이성적으로 행동하고자 함에도 따라주지 않는 마음을 정의해주고, 인간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함으로써 알려진 함정들을 최대한 피해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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