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이다! 요즘 링크드인도 그렇고 기술블로그로 존댓말을 쓰다보니 손에 익었나보다.
지금부터 티스토리를 그만 쓰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나에게 블로그가 어떤 의미였고, 어떻게 블로그를 써왔는데, 왜 티스토리를 그만 쓰려는 것인지를 마지막으로 티스토리 블로그 유언장을 포스팅하려고 한다.
내 블로그 "한솔닷컴" 은 꽤나 긴 역사가 있는 블로그이다. 그래서 내 블로그의 역사를 시작하려면 내가 초등, 중학교 꼬맹이이던 아주 옛날로 돌아가 보아야 한다.
나의 처음 블로그는 새롭게 받은 장난감이었다.
이 때의 블로그는 남아있지 않아 나의 첫 사회활동이자 내 청소년기를 함께해준 스타크래프트 맵 에디팅 카페의 글을 처음으로 하겠다.
okhansol373 이 엄마의 네이버 ID 의 오마주인 것을 보면 나는 엄마가 네이버를 쓰는걸 보고 따라 만들고 따라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시작했던 것 같다.
정말 초딩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이 블로그를 소개시켜주면 될 정도로 유치뽕짝하고 개그치고 자기만 웃고, "중2병 말투ㅋㅋㅋ!!" 같은 게시물이나 올리던 그런 블로그였는데 ... 놀랍게도 이 때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놓은 게글이 지금까지 꾸준히 방문자를 끌어오고 있다.
이 때 나에게는 블로그가 게임이 아닌데도 컴퓨터로 재밌는걸 할 수 있다는걸 알려줬다.
이리저리 가지고 놀고 친구들한테 보여주고 아주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의 처음 블로그는 엄마에게 새롭게 받은 재미난 장난감이었다.
나의 두번째 블로그는 처음 만들어본 내 세상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랬던 첫 블로그는 없어졌다. 과거의 초등학생티가 풀풀 나는 블로그가 부끄러웠었던 것인가? 아니다!
놀랍게도 정작 내가 중2병에 걸려버린게 원인이었다. 🥲 내 컨셉은 이 세상을 사실 다 알고있지만 군림하되 군림하지 않고 지배하는 악마였고 그 사실은 외부의 사람들이 아무도 모른채 인터넷에 간직되어야 했다.
그래서 일단 못난 자신을 지우고 새로운 나를 창조했다.
일단 닉네임을 꼬마악마로 지었다. 귀여워보이지만 사실 강한 그런 컨셉이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과거의 나는 여기서 멈추지 못하고 새로운 컨셉을 또 추가했다.
okhansol373 같은 약해보이는 아이디부터 갈아 치워야 했다. 나는 이런 종류의 결정을 가장 후회한다.
내가 과거에 저지른 흑역사를 보기 싫은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역으로 그런 흑역사를 돌아보면 기억나는 추억들이 무수히 많은데 지금와서는 열심히 찾아보아도 나오지 않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
아무튼 그렇게 중2병의 영혼에 취해 만든 아이디가 lunar_demon_ 바로 달빛악마...!
2008년 ,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새로 만들어내어 '달빛악마' 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출처: https://hsol.tistory.com/720 [한솔닷컴:티스토리]
나는 본격적으로 이 아이디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낸다.
카페의 창립연도는 2008년, 내 가입은 2008년.
MOBA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와 RTS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하지만 평행우주를 달리고 있는 게임을 두고 설명하자면
- 지금의 페이커 이전에 임요환이 있었고,
- 롤드컵 대신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흥행했었고,
- 지금의 "티어" 를 있게해준 배틀넷 래더점수가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 중에서도 "밀리" 에 치중해 있었다.
밀리맵 (melee-map):
SCV, 프로브, 드론 등 일꾼 4기로 시작하여 자원을 확보하고 건물을 올리고 유닛을 생산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여 승패가 결정됨
하지만 나는 그랬던 밀리에 큰 재미를 가지지 못했다.
기억상 싫어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20대였던 삼촌과 고등학교를 다니는 사촌형이 주도하는 밀리 먹이사슬에서 밀려나버린 탓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 하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러던 와중 나에게 보인것은 다름아닌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원천적인 즐거움을 주는 개그요소인데
"똥!" 하면 자지러질듯이 웃어제낄 수 있었던 그때 이런 개그포인트는 나에게 치트키였다.
그리고 이 아주머니를 다룬 유즈맵이었던 빵상 그레이트 배틀.
유즈맵 (use-map [settings]):
스타크래프트 맵 에디터에 존재하는 각종 트리거들을 이용해 게임을 플레이 하는 맵
맵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도에 따라 원본 게임과 전혀 다른 게임이 탄생하기도 한다.
나는 이런 퀄리티 떨어지고 유치뽕짝한 유즈맵들에 빠져서 "와 스타크래프트도 재미있네?" 를 느꼈고 그 재미는 곧 "나도 이런 재밌는 맵을 만들고 싶다" 로 넘어갔다. 그렇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찾아다니다보니 용캐도 맵 에디터를 통해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지구모양 에디터를 켜서 조막손으로 만들어낸건 내가 그토록 원하는 유즈맵이 아닌 밀리맵이었다.
무척 실망했다. 내가 만든 맵은 살아 숨쉬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스토리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있는시간 없는시간 이거 하겠다고 '엄크' 감내해서 '몰컴' 까지 해가며 열심히 배치했던 유닛들과 건물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텅빈 지형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기특하게도 울면서 도망가지 않고 덤벼들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네이버 카페에서 내가 원하는 맵을 만드는 사람들이 고맙게도 공유해놓은 게시글을 보면서 혼자서 맵을 만들어 나가고, 만든 맵을 공유하여 발전시키며 개발을 하기도 전에 컨트리뷰팅이라는 오픈소스 문화를 누려볼 수 있었다(!)
또한 맵을 만든다는 그 모습이 코드를 작성하여 게임을 만들거나 제품을 만드는 것과 닮아있었기 때문인가? 맵을 에디팅하는 에디터들 중 20대를 바라보는 청년들은 대부분 개발자로써의 커리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조언이 어린시절의 나에게 꽤 도움이 되었다.
2009년에는 네이버 카페 채팅 프로그램이 웹 기반으로 작성되어있고 코드를 인젝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카페 채팅을 커스텀하는 재미에 빠졌을 때, 이들과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웹개발에 한걸음 내딛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아무튼 나는 이런 연유로 개발을 시작했다. 정말 말도 안되지만 진실이다.
근데 원래 이야기하려고 했던 주제는 이게 아니라, 왜 블로그를 하게 되었는가?
정리하자면 커뮤니티 덕분인데.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나에게 진리를 깨우쳐주는 많은 보석같은 글들이 있었고 운이 좋게도 대한민국에서 유즈맵 에디팅이 시작되던 초창기에 합류했고, 마인크래프트가 처음 만들어질 시기에 게임을 즐겼고, 네이버 카페채팅이 아주 허접하게 만들어졌었던덕에 아는게 쥐뿔만큼도 없는 아주 어린 나도 초기 스타팅 유저로써의 의견을 낼 수 있었고 심지어 그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름이 불리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 게임역사를 말하자면 스타크래프트 다음으로 내가 사랑했던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빼놓을 수 없다.
마인크래프트라고 한다면 요즘 학생들도 즐겨서 하기 때문에 익숙하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마인크래프트는 무려 Java 에디션 베타버전이다. 초딩 너희들 조상님이나 마찬가지라구
과거의 나는 베타 버전을 카운팅하며 업데이트되는 마인크래프트의 역사와 같이하게 된다. 이 때 버전에는 동물도 별로 없었고 몬스터도 좀비와 스켈레톤과 크리퍼 뿐이었다. 지금의 마인크래프트는 무려 MS 에 인수가 되질 않나 Xbox 에 탑재되고 Oracle Java 를 탈출하고 증강현실도 타보고 아주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마인크래프트는 커뮤니티성이 강하다.
싱글도 물론 재미있지만 사람들과 함께 건물을 짓고 거래를 하고 사회를 형성해나가는 재미가 있는데, 지금와서는 대체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영진도 해보고 정모도 나가면서 아주 제대로 활동했다.
이렇게
- 넷상에서의 내 자아를 만들고
-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만들고
- 마인크래프트 건물을 만들고
- 커뮤니티에서의 나를 만든 것이
나의 두번째 블로그는 처음 만들어 본 내 세상이었다.
나의 세번째 블로그는 개발자로써의 첫 데뷔였다.
세번째 블로그를 만들게 되는데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지금 쓰고있는 이런 글을 나는 과거에도 썼었다!
2011년까지 중2병에서 드디어 빠져나와 사회인으로써의 자아를 만들기 시작한듯 보이는 기특한 과거의 나다.
나의 유일하게 이어져온 취미이며
어린 아이의 보물상자와 같은 나의 소중한것들이 담겨있는 상자이며
또한 내가 해왔고 , 이뤄온것들이 쌓여있는 일기장이다.
출처: https://hsol.tistory.com/720 [한솔닷컴:티스토리]
(못 ... 빠져나왔나?)
2010년, 나에게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진로를 선택할 때가 왔고 나에게 과고, 외고 그리고 당시에 특성화고 열풍이 불고 있을때라 정보특성화고 라는 길이 보였다. 처음에는 당연히 카이스트까지 탄탄대로라고 소문난 과고라는 선택지를 선택하려 했으나 소속되어있던 정보영재원의 전신이 바로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고마우신 우리 스승님들의 꼬심(?)에 넘어가버렸다. 지금은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고등학교에 들어가 만나게된 친구들은 다들 나보다 개발을 잘 하지 못했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도 VB나 C#, Java 등으로 네이티브 앱을 만들고 대회에서 수상을 했을 정도로 코딩에 친숙해져 있었고 당연히 내 첫걸음은 친구들보다 앞서있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임베디드라던지 게임개발은 먼저 나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보였고 내가 특출나게 잘하는 것은 웹개발이었다.
이 남들보다 잘하는걸 블로그씨보다 블로그를 자주하던 관심병자인 내가 가만히 있었겠는가?
친구들에게 블로그를 알려주고 내 블로그에 수업내용과 시험범위 같은 것들을 올려 공유하며 고등학교 내 스타 블로거라는 관심에 취했다.
그런데 그걸 접고 왜 세번째 블로그를 만들었냐.
네이버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왜 만족하지 못했냐.
기능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2023년에 이런 글이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개발자의 땅이라면 당연히 오픈되어있어야 하는데 네이버 블로그는 그렇지 못했다. 뭐 SEO 꼬인거 말고도 커스텀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나 구린 디자인이나 이것저것 많았는데 말을 줄이겠다.
아무튼 그렇게 옮겨간 블로그 플랫폼은 티스토리였다.
혹시 나모웹에디터와 장미가족의 태그교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처음 나모웹에디터에서 HTML 과 CSS 를 만져봤던 나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쉬운 문법과 엄청난 자유도, 내 맘대로 만들 수 있는 레이아웃과 디자인까지 이게 내 길이다! 싶었던 것 같다. 그게 어느정도였냐면 당시 내 장래희망에 "웹마스터" 를 적어낼 정도였다.
하지만 웹에는 진입장벽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공개된 도메인으로 접속할 수 있는 영광을 취하려면 서버에 배포가 되어야 한다는 것 (심지어 클라우드라는 개념도 들어오기 전이었다)
페이지 하나 띄우려면 인프라 마련해서 서버부터 구축해야하던 그때, 내 블로그에 내가 얻은 지식을 어떻게든 적용해보려고 위젯의 취약점까지 해킹해가며 코드를 구겨넣던 나에게 대놓고 HTML 과 CSS, 자바스크립트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정식 적용해주겠다는 티스토리는 가뭄에 내려온 단비이자 구원이었다.
나는 티스토리가 제공해주는 템플릿을 베이스로 티스토리를 하나의 Serverless NoSQL DB 로 사용하였고 딴에서는 멀티 플랫폼 지원도 한다고 이때는 실험적인 기능이었던 미디어쿼리까지 써가면서 내 홈페이지를 만들어갔다.
생각해보면 진짜 광기였다. IE6에서 지원되는 멀티플랫폼 반응형 웹이라니 ...
2013년 1월 , 겨울방학동안의 작업이 끝마쳐지고 안정적인 블로그를 통해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하기 시작한다. 이 때 블로그에 영어 독서록을 올려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기도 하였다. 이는 블로그 활동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을까?
출처: https://hsol.tistory.com/720 [한솔닷컴:티스토리]
나의 세번째 블로그는 자연스럽게 대회의 산출물이 되었으며, 취업으로의 지름길이 되어주었다.
굳세어라 한솔아
또래보다 앞선 기능과 열정을 무기삼아 2014년, 취직을 했다.
지금와서 겨우 공개적으로 쓰는 말이지만 참 개발자에게 일하기 좋지 않은 곳이었다. 레거시 투성이의 코드에 유지보수하려면 서버에 직접 접속해야하는 환경, 배포하려면 서버를 껐다 켜야하고 SSH 면 땡큐요 미리 구축된 회사의 통짜 서버에 FTP 로 배포하는게 당연하던 개발환경. 선임이 가르쳐주는 스킬은 대부분 알고있는 것이고 이미 돌아가는 코드는 절대 개선을 포함한 어떠한 수정도 하지 않으려 하니 나는 그냥 속에서 열불이 터질 지경이었다.
나까지 그러진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나는 밤 늦게까지 남아 코드를 리팩토링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보고,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쳐내며 울기도 하고 아무 이유없이 나를 싫어하는 과장과 한바탕 싸우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블로그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내 눈을 뜨이게 해주고 나를 빚어주었으며 나를 스타로 만들어 취직시켜준 블로그.
연합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회사에서 못다한 개발의 한을 풀고 페이스북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마치 불구덩이속의 동아줄처럼 이 블로그란 존재를 붙잡고 내 고생하는 모습들을 포스팅 했다.
이런 노력들이 의미가 있었는지 나는 이직을 할 수 있었고 이 회사는 참 배울것이 많은 회사였다.
힘있는 기술에 열려있는 CTO와 이름있는 개발자가 속한 개발팀, 좋은 개발문화에 좋은 동료로 행복했다.
나는 이 조직에서 뒤쳐저 있기 때문에 미친듯이 따라잡기에도 시간이 없었고 2017년 잠깐동안 블로그 활동을 쉰 것은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는데 그 와중에 병역특례로 산업연구요원의 세월을 세어나갔으며 거기다 야간대학까지 알아보며 미친듯이 자기계발을 해댔다.
그렇게 2017년 건국대학교 합격소식을 들고 2018년 회사와 학교를 병행하게 되었을 때 그것이 찾아왔다.
그리고 찾아온 침체기
내 한계점에 맞닥뜨린게 아닌가 싶다. 어떤 한계점이냐면 멀티 태스킹의 한계점.
동시에 회사원과 대학생이라는 두 자아를 살아가는 와중의 나는 넷상의 자아까지 유지할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수시로 올리던 포스팅은 달에 한번이면 다행이고 특별한 일이 있을때만 올리게 되었다.
2018년 말 내 블로그의 모습은 내 정신상태를 보여준다.
스푼라디오라는 방송 플랫폼에 나의 자아를 의탁하고 그동안 올리던 개발 포스팅은 없어지고 취미나 팬 활동 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ㅌ양어선이라는 이름값하는 회사에 입사하였고 블랙아웃.
다시 돌아온 한솔닷컴
블로그의 멘탈을 다시 잡게 된 것(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 것)은 2023년이다. 그리고 내 멘탈을 잡아준건 웃기게도 그 회사다. 외부의 영향으로 달라진 적응하기 힘든 환경, 고마운 동료들은 방황하는 나에게 이 환경을 활용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는 다시 지금의 나를 있게해준 블로그를 돌아볼 수 있었다.
너무 먼 길을 혼자서 걸어온게 아니었나 고민하였다. 나의 블로그는 아직 4년전에 머물러있는데, 내가 부른다고 와줄까 싶었다. 거진 3년동안 손에 잡지 않았던 독서를 하고 일하고 집에오면 잘 보려고 하지 않았던 개발문서들을 읽었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왜 그동안 이러지 않았는지 싶을 정도로 즐거웠다.
사실 블로그를 배신하고 다른 SNS 에 넘어가려는 시도도 해봤다. 예전에 하던 페이스북에 다시 들려보기도하고, 인스타그램 부계정도 만들어보고 트위터도 해보았는데 결국에는 블로그였다.
Mobile First 가 정석이고 스마트폰 세대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모바일이 정석이지만 난 사실 내 글을 남을 보여주기 위해서 쓰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난 내 글을 다시 볼 때 PC로 본다. 그래서 긴 글을 쓰고 보는데에 최적화된 플랫폼은 여전히 블로그가 최고 아닌가 싶다.
독서록을 남기고 (물론 남기다가 창업한다고 못썼다 😮💨)
치열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남기고 (물론 제대로 끝내진 못했다 😤)
창업을 하는 과정을 남기고(물론 요즘 MVP 찍어낸다고 한참 못썼다 🤯)
그리고 지금은 내 생각을 남기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난 티스토리를 떠나려고 한다.
결국에 지금까지 블로그를 옮겨왔던 이유와 같다. 나는 과거의 나와 생김새가 좀 많이 달라져있다.
이렇게 달라진 나에 맞게 새로운 옷을 입겠다는 의도이다.
그것도 그렇고 티스토리 요즘 너무 소홀해진 것 같다. 뭐 기분이 그냥 그렇다는거다.
어디갈건데?
Medium 을 생각중이다.
그래서 왜 Medium 을 선택했는지, Medium 을 써야만 했던 이유를 말하자면
워라밸? NO! WORK IS LIFE
일단 결정적으로 내가 지금 작성하고 있는 회사의 기술블로그가 Medium 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제공하려하는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성과측정 프레임워크와 메트릭에 대한 글들이었지만 앞으로는 저곳에서 프루퍼를 만들면서 겪은 일들과 고민들을 나누려고 한다.
근데 그게 내 글이 아니라 회사 글로 올라가는것이니 아쉽지 않겠는가? 물론 내 회사지만ㅋㅋㅋ
딱딱한 이론 글은 회사계정으로 쓰고 재미있는 기술글은 개인 계정 만들어서 회사 publication 에 publicate 할거다.
그리고 나머지는 기술블로그를 Medium 으로 선정한 이유와 같다.
아 이건 기술블로그 첫 글로 쓰려고 했는데 대충 예고편이다 생각하고 보면 된다.
검색! SEO
그냥 쩐다. 사족 안붙이겠다.
구독, Subscription
구독기능이 아주 암팡지다.
한글지원?
나쁘지 않다. 폰트가 맘에 안든다는 말들이 있는데 상관없다.
글로벌!
지금이야 죄다 국문포스팅이겠지만 여러모로 글로벌한 플랫폼은 도움이 된다. 검색이슈는 어차피 SEO 가 알아서 커버해준다.
깔끔
결정적으로 깔끔하다. 쓸데없는 기능이 없는건 단점이지만 장점이다.
끝까지 고민되었던 플랫폼은 velog.io 이다. 고민끝에 개발자로써의 경험에서 큰 커뮤니티와 글로벌함, 긴 역사와 든든한 창립자로 취사선택했다.
velopert 님 존경하고 플랫폼 자체도 굉장히 깔끔하고 좋지만 결정적으로 메인 컨트리뷰터가 너무 부실하다. 빨리 든든한 후원자 얻어서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그렇다.
나는 이제 여기다가 글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Medium 으로 갈것이다.
아니 근ㄷ ㅔ내가 언제 가입해놓고 잊어버려서 @hsol username 을 못쓰고 있다 🤣
글은 여기까지 줄이고 꿈나라로 가서 과거의 나에게 좀 물어보고 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