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표님들은 이전에도 꽤 만나러 다녔는데 창업일지를 명목으로 글을 쓰는건 이번이 처음이 되겠다. 물론 창업일지가 아닌 포스팅이 있기는 했다.
어쩌다 결심하게 되었나
10월 앤틀러 시작을 앞두고 벌써 9월이 되어버린 지금에서야 나는 그동안 귀가 아프게 들어온 "창업하기 전후로 다른 대표들을 많이 만나보라" 라는 조언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앞으로 만나는 대표님들에게 이런 질문들을 하려고 한다.
- 코파운더가 있나?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구했나?
- 런웨이는 어떻게 확보했나?
- 왜 창업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나?(개발자로써 취업하지 않을 용기는 어떻게 얻나?)
- 전문분야가 아닌 회사일(ex. 세무회계)은 어떻게 해냈나?
왜 하필 이 질문들인가?
진짜 부끄러울 정도로 현실적인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한 질문이다. 마치 중학생 정도 된 어린아이가 진로고민을 하면서 어설프게 철이 든 나머지 "유튜버는 돈을 엄청 많이 벌테니 하고싶지만 대기업이 되는데까지 오래걸린대요" 라고 한마디 하는 느낌의 온도가 아닐까 싶다.
코파운더가 있나?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구했나?
이건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이 모두 고민하고 질문하는 뻔한 질문이다. 함께 일하고 어쩌면 역사를 쓸지도 모르는 첫 동료가 중요한건 당연한건데 구체적으로 왜 당연하냐?
내가 제대로 뛰고있는지를 가장 가까운 제3자의 눈으로 보고, 입으로 들어볼 수 있다. 잘못된 방향으로 뛰는건 둘째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뛰다가도 몇발만 잘못 디뎠다간 전혀 다른곳으로 뛰어갈 수 있다(~를 경험했었다). 수시로 체킹을 해야되는건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보는것과 타인이 경종을 울려주는건 중요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주위만 잘 살피지 않는거면 괜찮은데 자기자신도 살피지 못하고 뛰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스스로를 지나치게 믿고 진기를 소진한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를 만난게 언제인지 생각조차 나지 않고 일어나서 잘때까지 매 순간 전략을 짜고 개발을 하고 영업하고 마케팅하다보니 앓아 눕거나 번아웃이 오는건 보너스. 이 폭주기관차를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과열을 경고해주고 알려줄 사람이 되주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 엄청 중요한 사람을 어떻게 구했고 어떤 사람이었는지 워낙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보니 궁금했다.
런웨이는 어떻게 확보했나?
일을 관두고 미래를 잠깐 내다보니 라면먹을게 뻔히 보여서 건강한 런웨이를 준비하려고 프리랜서 생활을 두달정도 하고있다. 사실 저금해놓은게 있긴한데 이걸로 버티는건 무책임하게 과거의 나를 갉아먹는게 아닌가 싶어 더 준비하고 있는것 같긴 하다. 근데 다들 이러는걸까? 저기 멀리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차고에서 먹고자고 했다는데 우리나라 창업자들은 어떻게 해온걸까 궁금해졌다.
왜 창업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나?(개발자로써 취업하지 않을 용기는 어떻게 얻나?)
이건 배부른소리지만 사실 개발자는 취업이 다른 직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편이다. 심지어 지금 침체기인데도 그렇다. 전에는 더 쉬웠다.
내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이건 또 따로 다뤄보겠다) 중 가장 큰 것은 사실 돈이다. 그리고 돈을 벌려면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곧장 이어진건 호불호가 무척이나 갈리는 그 책(https://hsol.tistory.com/980) 덕분이다.
인생을 쭉 펼쳐놓고 근로소득으로 벌어서 저금하는 미래를 그려보니 별로 가슴이 뛰지 않았다. 그리고 이대로면 40살이 되어도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없음도 깨달았다. 하지만 문제는 창업을 결심한다고 당장 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을 했다. 나이는 스물일곱이지만 8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한 개발자다. 아는 분야는 뭐든 할 수 있고 코드 위에서 돌아가는거라면 전혀 모르는 분야에서도 금방 적응해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개발을 잘한다는것이 무엇인지 알고있고 어떤 개발자가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어졌다. 그렇다. 그냥 연봉 높게 불린다는 얘기를 부끄러워서 돌려말해봤다.
꿈은 이룰 수는 없어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경력을 내다버리고 생초짜인 창업 씬에 뛰어들었을 때 내가 과연 꿋꿋하게 취업씬을 뒤로할 수 있을까? 나는 여기서 겁이 났다.
그래서 다른 개발자 출신의 창업자들은 어떻게 이걸 이겨내고 있는지 물어보려고 한다.
전문분야가 아닌 회사일(ex. 세무회계)은 어떻게 해냈나?
팔자에도 없는 개인 프리랜서를 하려다보니 돌아버리시겠다. 세금은 왜 내가 직접 꾸역꾸역 찾아서 내야하며 납세 비율은 또 왜 이렇게 큰지, 세금계산서는 무엇이며 매입 매출은 왜 최대한 맞추는게 좋은지, 손익분기는 말로만 들어봤지 내가 직접 계산기 두드려야 되는건지 전혀 몰랐다. 아니 모른척 하고 싶었다.
이런 어려운걸 대체 이 많은 사업자분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모두가 창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회계박사가 된걸까?
어떤 대표를 만날 것인가
사실 나와 최대한 비슷한 조건을 가졌던 성공한 대표들을 만나보고 싶다.개발자 출신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젊을 때 창업한 사람
하지만 내가 겪어온 바로 나같은 사람이 흔치 않더라. 그냥 만나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티타임 해볼 예정이다.
다행히 최근에 다윗 포스팅(https://hsol.tistory.com/1028)이 링크드인 포텐이 터져서 만나주신다는 분들이 생겼다.
역시 강건너 불구경이 가장 재밌는것일까
힘들지만 잘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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